[중혁독자] 언-오피셜 라이프

UN - OFFICIAL LIFE 4. 애착관계 김독자는 분명 꿈을 꾸고 있었다. 더운 여름날의 아이스크림처럼 아주 달콤하고 끈적한 꿈을. 그 꿈은 좋았다. 몽롱하면서도 선명한, 구름 위를 거니는 느낌에 제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. 여기가 어디인지, 왜 이곳에 있는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그저 뿌연 안개 사이에 의지해 푹신푹신한 하늘을 발로 걸었...

UN - OFFICIAL LIFE 3. 친구의 규정 대망의 빼빼로데이. 김독자는 오늘은 드디어 제 친구 유중혁이 최주연한테 고백하지 않을까, 추측하며 아침 교문을 넘었다. 그동안 그렇게 밀어줘도 빼더니만. 그래도 오늘은 나름 빼빼로를 사서 온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. 무려 백화점 쇼핑백을 손에 들고 있는 걸 보면. “무슨 맛 샀어? 큰 거 샀어? 인형 있는 ...

“중혁아.” “예, 아버지.” “혹시 여자친구 생겼나?” “아닙니다.” “그럼 좋아하는 애는?” “…아버지. 실례지만 그건 왜 물으십니까?” 유중혁은 익숙한 군복을 바라보며 물었다. 아침을 함께 들던 참이었다. 아버지는 시치미를 뚝 떼는 아들을 바라보며 잠시 할 말을 골랐다. 아내는 늦둥이를 가져서, 임신 초기라 아직 자고 있었다. 그러니 기회는 지금뿐이었...

“어어- 비켜요!” 따르릉따르릉, 울리는 소리와 함께 엎어진 여자가 뒤를 돌아보았다. 허리가 아릿한 것을 보면 분명 이놈의 자전거 핸들이 제 허리에 닿았으리라. 마치 명화와도 같은, 아름다운 얼굴이 찌푸려졌다. “저기요. 사람을 치면 어떡해요?” “내가 언제 쳤어요? 비키라니까 왜 안 비켜서 부딪치고 그래.” 적반하장. 딱 그 짝이다. 연예인 뺨치는 얼굴에...